1. 영적 무감각에서 깨어나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단지 외부로부터의 박해나 환란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큰 위협은 영적 무감각과 안일함입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25장에서 말씀하신 열 처녀의 비유는, 종말의 문턱에 선 신자들이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기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단순한 행동이 결국 그들의 운명을 바꾸었습니다. 반면, 미련한 처녀들은 준비 없이 안일하게 살다가 문이 닫힌 뒤에서야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통곡했습니다. 이것은 단지 비유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실제적인 경고입니다.
우리는 과연 지금 깨어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많은 신자들이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말씀과 기도를 소홀히 하고, 신앙을 단지 형식적인 종교 생활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주일예배만 드리는 것으로 신앙을 다했다고 착각하거나, 말씀을 지식적으로만 받아들이고 삶에 적용하지 않는 태도는 결국 깨어 있지 않은 무감각한 상태입니다. 주님은 반복해서 “깨어 있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는 단지 종말을 두려워하라는 뜻이 아니라, 영적으로 민감하게 시대의 흐름을 분별하며 준비된 삶을 살라는 초청입니다.
진정 깨어 있는 삶은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며, 주님 오실 날을 갈망하며 사는 삶입니다. 이는 광야의 선지자처럼 극단적으로 은둔하는 삶이 아니라, 일상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충성하는 삶입니다. 일상의 작고 평범한 순간에서 하나님의 뜻을 붙들고 순종하며, 매일 주 앞에 점검하는 삶이 바로 깨어 있는 신자의 모습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내 삶이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있는지, 주님 앞에 설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깊이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2. 말씀과 기도의 삶으로 무장하라
“깨어 있으라”는 명령은 단순한 주의 환기나 형식적 경고가 아닙니다. 그것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할 명령입니다. 에베소서 6장에서는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고 권면하며, 특히 말씀과 기도를 영적 전쟁에서 핵심 무기로 제시합니다. 말씀은 우리의 영적 검이며(엡 6:17), 기도는 하나님과의 교통, 즉 영적 호흡입니다. 깨어 있는 삶은 결국 말씀과 기도로 세워지는 삶입니다.
오늘날 많은 신자들이 성경을 단지 묵상문이나 인용구처럼 소비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피상적인 독서로는 부족합니다. 말씀을 깊이 있게 묵상하고, 실제 삶 속에 적용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때입니다. 말씀은 이 시대의 거짓과 혼란을 분별하게 하는 기준이며,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그 뜻 안에서 담대하게 살아가도록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입니다. 깨어 있음은 일회적 결단이 아니라, 날마다 쌓여 가는 영적 습관의 열매입니다.
또한 우리는 홀로 깨어 있을 수 없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붙들어 주는 영적 교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교회는 깨어 있는 자들의 집합체이어야 하며, 서로의 삶을 돌아보며 기도하고, 함께 말씀을 나누며 성숙해 가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영적 무장과 훈련은 개인의 결단과 더불어 공동체적 성장을 통해 더욱 견고해집니다. 우리는 몸 된 교회의 지체로서, 함께 깨어 있어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들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 14절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말세의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이 깨어 있다는 것은, 단지 세상으로부터 도피하거나 은둔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세상의 한가운데에서 진리의 빛을 드러내며 살아가는 삶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세상은 혼란과 미혹, 가치관의 붕괴로 인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성(性) 가치관의 붕괴, 도덕의 상대화, 진리의 왜곡 등은 세상이 점점 더 하나님 없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시대에 깨어 있는 자는 세상과 구별되되, 세상을 위한 존재로 살아야 합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우리는 진리의 기준을 지키며 복음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단지 교회 안에서만 믿음을 고백하는 자가 아니라, 삶 전체로 예수를 증거하는 작은 예언자입니다. 세상은 분열과 혐오를 부추기지만, 우리는 진리를 지키되 정죄가 아닌 사랑으로, 분별하되 배척이 아닌 인내로 살아야 합니다.
또한 깨어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나 위기감이 아니라, 소망과 담대함으로 사는 믿음의 태도입니다. 종말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더욱 순결하고 담대하게 살아야 하며, 그 날이 오더라도 주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날마다 준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는 단지 마지막 날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게 사는 삶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끝맺으며] – 빛 가운데 날마다 주를 맞이하라
이 열 편의 연재를 통해 우리는 성경이 말하는 말세의 징조들과 현재 시대의 흐름이 얼마나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 세상은 단지 우연이나 혼란 속에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정확한 시간표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공포나 음모론적 해석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신실하게 준비하는 삶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다시 오실 주님을 기대하며, 깨어 있어야 할 때입니다. 복음의 등불을 들고,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며, 사랑으로 서로를 붙들고, 세상 가운데 빛으로 살아가는 삶. 이것이 마지막 시대의 신자가 가져야 할 자세이며,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우리는 무감각한 시대 속에서도 빛 가운데 깨어 있어야 하며, 날마다 주를 맞이할 준비를 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은 반드시 오십니다. 그리고 그 날을 고대하며 신실하게 살아가는 자는, 결코 부끄러움 없이 주의 영광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